
SaaS 종말론은 틀렸다 — 주가 급락을 둘러싼 5가지 오해와 Vertical AI
2026년 6월 현재, SaaS(SaaSpocalypse) 주가 폭락은 단순한 애플리케이션 계층 소멸 신호가 아니다. 같은 폭락이 “차세대 AI 네이티브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갈아탄다”는 좋은 신호일 수도 있다. 본문은 Euclid의 인사이트 글에서 정리한 5가지 통념을 반박하고, Vertical SaaS(업종 특화 SaaS)와 Vertical AI(업종 특화 AI)의 운명을 가른다.
H2-1. SaaSpocalypse의 실체 — 무슨 일이 있었나
공개 SaaS 주식은 중앙값 기준 32% 하락하는 급격한 재평가를 겪었다. 기업가치를 매출로 나눈 배수가 9.1배에서 4.8배로 42% 쪼그라들었고, 전체 종목의 86%가 이 배수 하락을 겪었다. 하지만 같은 폭락이 “애플리케이션 계층이 죽는다”는 나쁜 신호일 수도, “차세대 AI 네이티브가 빠르게 갈아탄다”는 좋은 신호일 수도 있다. 특히 10~20년 단위로 보는 투자자에겐 단기 노이즈일 뿐이다.
- 하락 폭: 중앙값 -32%
- PSR 배수: 9.1x → 4.8x (-42%)
- 하락 종목 비중: 86%
H2-2. 통념 1 — “Vertical 소프트웨어는 더 이상 안 큰다”
Tom Tunguz는 Vertical SaaS의 부진 원인을 “성장이 느려서”로 진단했다. Veeva, AppFolio, Procore처럼 규제 장벽·산업 운영체제급 통합·축적된 도메인 데이터라는 진짜 해자를 가진 기업조차 가장 크게 할인됐다. 그런데 13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수직형 14.1%, 수평형 14.7%로 성장률이 거의 같았다.
#### H3-2-1. 실적과 주가는 따로 노는 상관관계 0.07
매출 성장률과 주가의 상관계수는 0.07, EBITDA 마진은 -0.03으로 사실상 무관하다. 심지어 Vertical 안에서 주가 하위 15개 기업이 상위 15개보다 마진도 성장률도 더 높았다. 노포(오래된 회사) 업력은 수직형 42년 vs 수평형 27년으로 수직형이 평균 10년 정도 더 오래됐을 뿐이다.
#### H3-2-2. 노포 SaaS의 리스트
Dye & Durham(1874), FICO(1956), Agilysys(1963), Tyler(1966) 같은 인터넷 이전 세대가 평균 업력을 끌어올린다. 오래된 만큼 데이터가 많이 쌓였고, 그 데이터가 진짜 해자다.
H2-3. 통념 2 — “Vertical은 AI 해자가 약하다”
“올해 Vertical은 43% 빠졌고 DevTools는 21%만 빠졌다 — 이 격차가 시장의 속내”라는 주장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맞지만, “산업 특화 소프트웨어는 LLM으로 쉽게 베낄 수 있다”는 결론은 두 가지 현실과 어긋난다.
#### H3-3-1. Bandwidth +280% vs Doximity -65%
격차의 상당 부분은 “AI 시대에 돈 버는 인프라”로 찍힌 소수 수평형 기업이 50% 넘게 오른 데서 나왔다. Bandwidth(통신 API), Datadog(모니터링), MongoDB(DB), Twilio(통신 API), Fastly·Akamai(CDN), JFrog(소프트웨어 공급망), Innodata(AI 학습 데이터) 같은 AI 곡괭이·삽 대접 기업이 실제 승자다. 반대로 Doximity 같은 수직형은 65% 하락했다.
#### H3-3-2. Vertical SaaS는 여전히 프리미엄에 거래
실적을 감안해도 Vertical SaaS는 수평형보다 비싸게 거래 중이다. 이번 하락은 “내러티브 프리미엄”을 덜어낸 것일 뿐, Vertical의 방어력이 약해진 게 아니다. 손익계산서에 바로 안 잡히는 해자의 값이 깎인 결과다.
H2-4. 통념 3 — “시장이 장기 가치를 제대로 다시 매겼다”
시장이 최근 몇 달 주가를 가른 가장 뚜렷한 변수는 사용량만큼 돈 버는 과금 모델이었다. 130개 종목을 6개 핵심 항목으로 블라인드 채점한 결과다. 반대로 워크플로 장악력·독점 데이터·규제 복잡성 같은 해자는 보상받지 못했다.
#### H3-4-1. AI 에이전트가 거쳐 가는 인프라만 살아남음
Bandwidth는 R40 점수가 6에 불과한데도 280% 급등했다. AI 음성 에이전트가 전화를 걸 때마다 쓴 만큼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Doximity는 65% 하락했지만, 의사의 80% 이상이 가입한 네트워크 효과, PeerCheck·Pathway Medical 같은 독점 임상 데이터, HIPAA 규제 해자를 보유하고 있다.
#### H3-4-2. Ben Thompson의 명제 — “파괴와 가치 창출은 동시에 오지 않는다”
Stratechery의 Ben Thompson은 “시장은 지금 눈앞의 파괴와 가속만 가격에 넣고, 시간이 걸리는 장기 가치 창출은 빼놓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폭락장에서 살아남은 건 “당장 매출이 보이는” 기업뿐이다.
H2-5. 통념 4 — “모든 Vertical 해자가 똑같이 무너진다”
공개 Vertical SaaS 57개를 방어력의 출처에 따라 나누면 세 그룹으로 갈린다.
| 그룹 | 기업 수 | 해자 | 1년 전 프리미엄 | 현재 프리미엄 |
|------|---------|------|----------------|----------------|
| ① 독점 데이터형 | 20개 (Verisk, FICO, Cadence, Veeva, CCC) | 데이터 독점 | +220% | +72% |
| ② 순수 규제 장벽형 | 16개 (Tyler, ADP, Constellation, nCino, Q2) | 법·절차 진입장벽 | +120% | +15% |
| ③ 수직 후광형 | 15개 (ServiceTitan, Toast, Lightspeed, MNTN) | “수직 장악” 내러티브 | +41% | -40% |

#### H3-5-1. 그룹 ① — 20개 중 18개사가 여전히 수평형보다 비싸
독점 데이터형은 1년 전엔 같은 조건 수평형보다 220% 비쌌으나 현재 72%로 내려왔다. 그래도 20개 중 18개사는 여전히 프리미엄에 거래된다. Verisk의 수십 년 보험 청구 기록은 5년 안에 절대 복제 불가능한 자산이다.
#### H3-5-2. 그룹 ②·③ — 내러티브만으로 버티던 기업
그룹 ②는 데이터가 아니라 법·절차로 진입을 막는 유형으로 프리미엄이 거의 증발했다. 그룹 ③은 “수직 시장 장악” 내러티브에 기댔다가 오히려 디스카운트로 추락했다.
H2-6. 통념 5 — “애플리케이션 계층은 죽어간다”
시장은 AI 충격(개발 비용 하락, 에이전트의 업무 대체)은 이미 가격에 반영했다. 하지만 그 뒤에 올 차세대 AI 네이티브 소프트웨어의 등장은 아직 안 넣고 있다. 그래서 AI에 당장 매출을 대주는 파이프라인만 보호받고, 나머지 소프트웨어는 전반적으로 깎인다.
#### H3-6-1. The Verticalist의 “green field” 논증
일부 Vertical 소프트웨어는 사라지겠지만 수명은 수평형보다 훨씬 길다. 차세대 Vertical AI는 폐허 위가 아니라 빈 땅(green field) 위에 새로 세워진다. LLM은 학습 데이터를 키우는 가치와 강화학습으로 에이전트가 더 똑똑해진다는 점을 증명했지만, 언어를 넘어서려면 도메인 데이터와 의사결정 맥락이 필요하다.
#### H3-6-2. 도메인 데이터는 공개 인터넷 어디에도 없다
이 데이터는 사고팔 수도 없으며 흔히 전문가의 머릿속에만 존재한다. 이 데이터를 잡기에 가장 좋은 자리에 늘 있어온 게 Vertical 플랫폼이다. 비관론자들은 “AI가 Vertical 시장을 줄인다”고 보지만, 글은 정반대로 시장을 크게 키울 것이라 주장한다.
H2-7. R40 채점 6가지 기준 — 방어력 점검 질문
글에서 제시한 6가지 채점 기준은 Vertical SaaS의 방어력을 정량화한다. “데이터가 독점적인가? 규제로 묶여 있는가? 소프트웨어가 거래 자체에 박혀 있는가?” 셋 중 둘 이상 “예”면 대체로 안전하다.
| 기준 | 5점 예시 | 1점 예시 |
|------|----------|----------|
| ① 독점 데이터 플라이휠 | Verisk(수십 년 보험 청구) | Dropbox 저장소 |
| ② 과금 정합성 | Bandwidth·MongoDB·Datadog | Asana·Monday·Workday(좌석제) |
| ③ 워크플로 대체 가능성 | Oracle ERP·ADP 급여 | Dropbox·Amplitude |
| ④ AI 신뢰성 | Palantir·Datadog | Tyler·Constellation |
| ⑤ 도메인 복잡성 | Veeva FDA 임상, Tyler CJIS | 장벽 없는 수평 시장 |
| ⑥ 에이전트 생태계 | DB·통신 API·보안·모니터링 | 태스크 관리·파일 저장 |
#### H7-1. R40 채점의 실제 사례 — Bandwidth R40 = 6
R40 점수가 6에 불과한 Bandwidth가 280% 급등했다. 점수가 낮아도 사용량 기반 과금이면 시장이 보상해준다. 반대로 점수가 높아도 좌석제 SaaS는 매출이 정체되어 주가가 빠진다.
H2-8. 2026년 6월 전망 — 차세대 Vertical AI의 승자
2026년 6월 기준으로, 강한 해자를 갖고도 AI를 위해 자기 제품을 스스로 깨부술 각오가 된 일부 기존 기업은 살아남아 번성한다. 그러나 최대 승자는 레거시의 폐허뿐 아니라, 공개 시장이 아직 상상조차 못 한 새로운 용례·예산·버티컬 위에 세워질 차세대 AI 네이티브 기업이다.
#### H8-1. “전문가의 머릿속 데이터”를 쥔 기업이 최대 수혜자
Vertical AI는 일부는 폐허 위에, 대부분은 빈 땅 위에 새로 세워질 것이다. 기존 벤더를 갈아 끼우는 것만으론 시장 자체가 커지지 않기 때문이다. 데이터와 워크플로가 그 어느 때보다 값져지는 AI 정착 이후의 균형 상태까지는 가격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 H8-2. 함께 보면 좋은 글
- Vertical AI 시대, 모든 배가 뜨지는 않는 이유
- SaaS 종말론(SaaSpocalypse)에 대한 반론
- SaaS AI 기능 가격 및 패키징 전략의 변화
- 미국 소비자 60%, 브랜드 메시지의 ‘AI’에 거부감
2026년 6월 기준으로 SaaS 종말론은 이중적인 결론을 내린다. 단기적으로는 사용량 기반 과금 + AI 인프라 수혜 기업만 살아남고, 장기적으로는 도메인 데이터를 쥔 Vertical AI 신생 기업이 차세대 승자가 된다. 시장은 지금 파괴 국면만 가격에 반영했을 뿐, AI 네이티브 소프트웨어의 부상은 아직 안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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