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용과 수학 능력 저하가 만든 Berkeley CS 수업의 낙제율 급증

2026년 봄 학기, UC Berkeley의 컴퓨터공학부에서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입문 수업인 CS 10 "The Beauty and Joy of Computing"의 낙제율이 35.3%에 달했고, 전통적 명문 수업인 CS 61A "The Structure and Interpretation of Computer Programs"도 10.6%의 학생이 F 학점을 받았다. 직전 두 학기 모두 두 수업의 F 비율이 10%를 넘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학기의 수치는 충격적이다.
Berkeleytime 데이터를 인용한 Daily Cal 보도에 따르면, EECS 학과의 성적 지침은 CS 10이나 CS 61A 같은 하위 과정에서 D와 F 비율을 7%로 제시한다. GPA 범위도 2.8에서 3.3 사이를 정상으로 본다. 그런데 2026년 봄 두 수업의 평균 성적은 C+, 즉 GPA 2.3에 불과했다. 단순한 표준편차 확률이 아니라, 교육 시스템 자체에 균열이 갔다는 신호다.
LLM 의존을 "1차 driver"로 본 교수진
CS 10과 CS 61A를 모두 담당한 Dan Garcia 교수의 진단은 단호하다. 그는 Claude, ChatGPT, Google Gemini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 사용으로 인한 학업 부정행위 증가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낙제율의 "primary driver"라고 말했다. 일부 낙제 성적은 부정행위 적발과 징계 절차 이관에서 직접 발생했고, 또 다른 경우는 학생들이 LLM에 과도하게 의존한 뒤 시험에서 준비 부족이 드러난 결과로 나타났다. CS 10에서는 take-home exam 부정행위로 거의 30명이 적발됐다.
Garcia 교수의 두 수업은 곡선 보정 없이 공개된 점수 기준으로 성적을 매긴다. 학생 성적이 동료의 성과에 좌우되지 않으며, 각 letter grade의 기준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그는 Harvard식 "일부 학생만 A를 받을 수 있는" 곡선 보정 방식을 강하게 반대한다. "곡선 보정은 실제 문제를 숨긴다"라는 표현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 이번 학기처럼 성적 분포가 평이정상과 크게 달라졌을 때, 곡선 보정이 없었다는 사실 덕분에 우리는 이 문제를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다.
수학 준비도 부족과 상위 과정의 위기
낙제율은 입문 수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Gireeja Ranade 교수의 2026년 봄 EECS 127 "Optimization Models in Engineering"는 F 비율 16.8%를 기록했다. EECS 학과가 상위 과정의 전형적인 D·F 비율로 제시한 5%보다 세 배 이상 높다. EECS 127 학생들은 선형대수, 벡터 미적분, 수학적 증명을 이미 이수한 상태로 수업에 들어오는 것이 기대되지만, Ranade는 오피스아워에서 다수의 학생이 선형대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확인했다.
더 흥미로운 통찰은 한 학생의 증언에서 나왔다. 그 학생은 UC Berkeley에서 들은 선형대수 수업의 숙제와 시험에 "open-internet, open-AI policy"가 있었다고 Ranade에게 털어놨다. 하위 수학 수업에서 이미 AI 사용이 허용된 환경에서 학습한 학생이, 상위 EECS 과정에서 수학적 도구를 직접 써야 할 때 무력해지는 것이다. 이 현상은 특정 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AI 시대 교육 전반의 구조적 결함이라 할 수 있다.
Garcia와 Ranade는 UC 시스템의 STEM 입학에서 ACT와 SAT 표준화 시험 점수 재도입을 요구하는 청원에 서명한 1,300명 이상의 UC 교수진에 속한다. 표준화 시험의 역할을 AI 시대에 다시 재평가해야 한다는 신호다.
인력 부족과 학생 참여 저하
EECS 127은 과거에 교수와 조교 팀의 지도를 받는 기말 프로젝트가 있었다. Ranade는 대부분의 학생이 이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회상한다. 2026년에는 인력 부족 때문에 이 기말 프로젝트를 수업에서 제외해야 했다. EECS 학과장 Jelani Nelson의 X 게시물에 따르면 캠퍼스는 EECS 조교의 높은 시급 때문에 학부 CS 등록 인원과 학부 조교 수를 모두 줄여야 했다.

Ranade의 오피스아워는 과거에 사람이 넘쳤지만, 이번 학기에는 학생들에게 자주 참여를 권해도 발길이 전혀 닿지 않았다. Garcia도 지난 두 학기 동안 비슷한 출석 부족을 겪었고, 처음으로 아무도 오지 않는 오피스아워를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보충 지원이 필요한 시점에 학생이 지원에 응하지 않는 모순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학습 동기 자체가 변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Confusion is the sweat of learning"
Garcia는 향후 수업 첫날에 2026년 봄에 벌어진 일을 알리고, 추가 보충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식별하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Ranade는 AI 시대에 교수들이 학생에게 "더 많이, 덜이 아니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판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는 경쟁적인 세계에서 리더가 되는 데 필요한 역량이며, 그 능력은 LLM이 대신해줄 수 없다.
두 교수 모두 학생들이 어려운 문제에 더 편안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Garcia는 동료의 표현을 빌려 "Confusion is the sweat of learning"이라 했다. 많은 학생이 그 "땀"을 충분히 흘리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Hacker News의 한 댓글은 이를 잘 요약한다. "LLM이 90%를 해주지 않으면 브레인스토밍, 코딩, 깊은 사고, 글쓰기를 못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독창적 사고에 필요한 30분간 조용히 혼자 생각하기도 어려워졌다."
개발자에게 시사하는 점
이 현상은 CS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업 개발자도 LLM 보조에 익숙해진 지금, 새로운 코드베이스를 직접 읽고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이 이전 세대보다 약해질 수 있다. 표적화된 버그 수정조차 LLM이 보지 못하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Hacker News의 증언은, AI가 코드를 "분위기로 밀어붙이는" 상황에서는 그 한계가 분명해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Berkeley 사례는 AI 도구를 막을 수 없다는 전제 위에서, 어떤 능력은 오프라인과 대면으로 더 자주, 더 일찍 시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부정행위에 F를 주는 대신 정학을 검토하라는 의견, AI 사용을 허용하되 전문적 활용법을 가르치라는 의견, 수학 기초를 더 단단히 다지라는 의견 — 이 모든 논의의 출발점은 같다. "도구가 무엇을 해주든, 사람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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